코만단테 망설이지 마세요

처음에 집에서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을 때에는 추출도구가 단촐했다. 지금은 하나씩 모으다보니 커피도구들이 제법 많아졌다.

그중에 제일 애착가는 것이 코만단테 그라인더이다. 나도 처음에는 저가의 전동 그라인더, 핸드밀을 고루 써봤다. 그런데 아무리 고급진 원두를 사도 분쇄도가 일정하지 않은 이상 맛있는 커피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좋은 그라인더를 사고싶은 욕심이 생기게 되었다.

세상에는 좋은 그라인더가 많다. 돈을 많이 투자할수록 더 좋은 그라인더를 살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제일 좋기로는 카페 매장에서 쓰는 전문가용 그라인더를 사고 싶었다.

여러가지 제품을 보다가 눈에 띈 것이 코만단테였는데 일단 그라인더의 핵심이 분쇄용 날일텐데 코만단테는 날을 만드는 기술이 정교하고 고급진게 마음에 들었고 독일산 제품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도 좋았다. 그리고 우드로 만든 디자인 또한 너무 아름다워서 그냥 주방에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았다.

코만단테가 집에 도착한 날, 실물을 보고 더 반했고 사용후에는 대만족했다. 일단 손잡이 그립감이 너무 좋고 원두를 넣고 손잡이를 돌릴 때 너무나도 부드럽게 돌아간다. 저가 핸드밀들은 1인용 원두 20그람 가는것도 너무 뻑뻑하고 힘들었는데 코만단테는 아무리 딱딱한 콩을 넣고 갈아도 힘들지가 않다. 말하자면 트럭을 타다가 세단으로 넘어간 기분이랄까.

 

입문용 그라인더가 2만원대인 것에 비해 15배 정도하는 가격이니 선뜻 손이 안 가는 것은 사실이다. 요즘은 가격이 더 올랐으니 더욱 그럴 것이다. 게다가 그 정도 가격이면 사실 전동 그라인더를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왜 2년을 망설였나 싶을 정도로 사고나서 너무 만족했고 2년쯤 사용한 지금은 맨질해진 손잡이도 정겹고 쓸수록 더욱 애착이 생겨서 더 좋아지고 있는 중이다.

아, 사각사각 원두가 갈리는 asmr 또한 커피향과 함께 커피를 내리면서 느끼는 힐링 포인트이기도 하다.

 

2022.02.27 - [coffee] - 코만단테 그라인더 청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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