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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끊을 수 없는 인연,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by A_universal_seoulite 2023. 2. 7.

자기 몸보다 큰 칼라꽃 바구니를 등에 진 여성의 그림이 있었다.

디에고 리베라, 꽃파는 여인
디에고 리베라, 꽃파는 여인

 

처음에는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눈부신 칼라꽃이 예뻐서 꽃만 보였는데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칼라꽃 무덤 아래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 건넨 꽃다발을 안아 든 여인이 아니라 자기 몸짓보다 큰 꽃바구니를 짊어지기 위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여인의 얼굴은 바닥을 향해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표정 없는 얼굴이 꽃과는 너무 대조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참이 흐른 후에야 내가 본 그 그림이 사실은 멕시코의 유명 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디에고 리베라는 가난한 농부, 노동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렸던 멕시코 거장으로 그의 그림 속 칼라꽃은 혁명의 주역, 민중을 상징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내 눈에는 우아하고 세련되기 그지없는 그 아름다운 꽃이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위한 수단이자 고단한 삶의 상징이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꽃에 파묻힌 여인의 표정 없는 얼굴이 그제야 설명이 되는 기분이었다.

 

가난한 노동자, 농민이 그림에 주로 등장했던 것과 달리, 디에고 리베라는 부인 프리다 칼로에게는 참으로 잔인했던 것 같다. 숱한 바람을 피우는 것도 모자라서 프리다 칼로의 여동생과도 사랑을 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디에고를 놓치 못했던 프리다의 마음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같이 있으면 죽을 것 같으면서도 헤어지지 못했던 그들은 죽어서도 함께였을지 의문이다.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의 그림을 보고있자면 고통스러운데 디에고의 그림은 가난한 서민의 고난을 그렸음에도 역설적이게도 아름답고 정적으로 보인다. 프리다에게 끝없는 고통을 제공했지만 정작 본인은 다른 여인에게서 사랑과 평화를 찾은 것일까?

 

프리다 칼로
프리다 칼로

 

 

*디에고 리베라(1886-1957), 화가 프리다 칼로의 남편이기도 했고 희대의 엽기적인 결혼 생활로도 널리 알려진 멕시코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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